언젠가부터 서울시에서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는 도시건축비엔날레. 지난 11월 초에 끝났는데 거의 막바지에 다녀왔다. 장소는 지난번과 같은 DDP, 돈의문 박물관 마을 외에 그 사이 새로 생긴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전시되었다.
그러나 나는 DDP, 돈의문박물관 마을만 다녀왔다.
이번 테마는 집합도시 Collective City. 도슨트 설명에 의하면 집합은 영어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집단'으로서의 의미가 강하다. 다시 '집단적 도시'라는 것은 다양한 문화와 시간, 이해관계를 가진 구성원들이 한 장소에 모였을 때 어떤 형태의 도시가 만들어지는가 하는 것이다.
일단 가면, 공부하는 입장에서 여러가지 정보를 얻을 수는 있다. 책에서는 잘 볼 수 없는 세계의 도시의 스토리텔링을 볼 수 있고, 최소한 작업자 입장에서 다이어그램이나 표현기법, 도시에 관련된 키워드라도 얻어간다.
그러나 예전도 그렇고 매 회 계속되어도 아쉬운점이 있는 전시다.
첫째, 전시가 친절하지 않다.
특히 입장료를 받는 DDP는 특히나 더더욱 그런데, 좁은 전시공간에 방대한 내용을 담으면서 매우 불친절하다. 지난번 비엔날레는 작은 공간에 깨알 같은 글씨의 판넬들을 욱여 넣은 느낌이었다면, 이번은 일관성, 이해할만한 동선이지 않다.
어떤 전시물은 정보를 전달하는 것도 있고 어떤 전시물은 작품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도 있는데 이들이 이해할 수 없는 테마로 뒤섞여 있다. 그러면서도 모든 전시가 마치 순수 미술 전시회를 흉내내는 것처럼 한 귀퉁이 보이지도 않는 곳에 작품 개요를 붙여놨다.
또, 어떤 작품은 영문으로만 되어있고, 어떤것들은 번역되어있다.
제일 황당했던 부분은 DDP의 통로같은 장소에서 관람 동선이 우에서 좌로 이동하는 것인데, 몇몇 작품들은 판네들이 좌에서 우로 배치시켜놨다. 게다가 경사진 복도와 같은 장소에 빔프로젝터 영상 전시가 연속되는 것은 과연 보라고 한 것인지 의문점이 들었다.
둘째는 스탭들이 기본적인 지식이 없는 것 같았다. 물론 일시적으로 선발한 아르바이트 학생들이겠지만, 그래도 자기가 관리하는 장소의 전시품이 인터랙티브 전시인지, 잘작동되고 있는 것인지는 알아야 할 것 아닌가.
마지막 셋째는 부가적 컨텐츠가 없다.
전시 마지막 코스에서 판매하는 머천다이즈는 사고 싶지 않다. 그냥 하얀 티셔츠에 '집합도시'라고 프린트한 것이 전부다. 전시양이 많아서 그런가, 이렇다할 도록 하나 없다. 비엔날레 기간에 다 휘발되는 전시들이라는 이야기이다. 적어놓거나 일일이 전부 사진을 찍어 놓지 않으면 나중에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도 없다.
말그대로 2년에 한 번씩 개최하는 비엔날레인데, 시간이 촉박해서 준비를 못했다는 것은 핑계가 되지 않는다.
2021년 비엔날레는 좀 개선된 전시가 되었으면 바람이다.
'Exhibit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En attendant un petit rêve (0) | 2022.12.23 |
---|---|
코리아 그래픽스 월드 2017 (0) | 2017.05.03 |
2016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0) | 2016.08.04 |
백남준 ∞ 플럭서스展 @서울시립미술관 (0) | 2016.07.17 |
리-플레이:4개의 플랫폼 & 17번의 이벤트 (@SeMa) (0) | 2015.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