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27일 '코리아 그래픽스 월드 2017'을 다녀왔습니다. 이번엔 두번째로 참관했습니다. 지금 다니는 회사는 이런 세미나나 컨퍼런스 참관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이진 않지만 적극적으로 장려하지는 않아서 연차내고 다녀왔습니다.
'코리아 그래픽스 월드 2017'는 이름 그대로 컴퓨터 그래픽에 관련된 다양한 주제에 대한 강연 세션을 마련합니다. 특히 최신의 업계 동향-VR이라던지 클라우드를 이용한 렌더링 이라던지-에 대해 논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재미있습니다. 다른 컨퍼런스에 비해 큰 규모는 아니지만 은근히 내용의 질이 좋습니다.
역시나 이번에도 VR/AR에 대한 동향, 활용성에 대한 세션도 많았습니다.
저와 관련없어 보이는 VR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가상 공간에서의 환경을 디자인하고 싶어서 입니다. 가상세계 속에서의 환경은 현실 세계와 달리 재질, 중력, 구조, 물성의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특성은 공간을 디자인하는데에 있어서 더 쉬운 접근은 결코 아닙니다. 왜냐하면 VR의 가장 근본적인 원리는 인간의 오감을 속이고 뇌를 속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즉 가상 환경이 너무 가짜 같다고 우리 뇌가 느낄 수록 '가상 현실'을 체험하는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흔히들 '가상 현실'이라는 단어를 들었을때 우리가 연상하는 장면은 사람이 헤드마운트를 쓰고 시각적 체험을 하는 것을 연상하지만, 시각적 체험 외에 촉각, 후각, 청각에 대한 가상 정보를 동시에 체험할 경우 우리 뇌가 현실이라고 착각하는 비율이 더 높아진다고 합니다. 실재로 그런 시각적 정보 외에 다른 감각에 대한 가상 현실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하네요.
더불어 최신의 동향은 VR과 AR을 융합한 MR(Mixed Reality)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하네요. 필요,경우에 따라 VR, AR을 혼합하는 것이죠. VR과 AR의 차이점 중에 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카메라의 활용 유무 일텐데, 콘텐츠에 따라 이 카메라를 열고 닫는 것입니다.
아래 영상을 보시죠.
콘텐츠에 따라 AR과 VR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넘어가는것을 볼 수 있습니다. 3D모델링 환경이 더 사실적으로 진화한다면 말그대로 현실과 가상 세계의 경계를 알 수 없겠네요.
제가 이번 '코리아 그래픽스 월드 2017'에 특히 관심을 가진 이유는 건축과 관련된 세션이 두 개나 있어서였습니다.
하나는 롯데월드 타워 사례를 통한 건축의 digital fabrication과 다른 하나는 건축계의 최신 담론중의 하나인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Digital Fabrication에 대한 세션은 비 정형적으로 설계된 롯데월드타워의 공간 중 일부를 어떻게 실현시켰나 하는 것입니다. 설계에 사용된 3D설계 데이터를 통해 실제 1:1 Mock up을 만들고 이를 다시 3D스캐닝 하여 시공시의 오차나 문제점을 발견한다는 프로세스가 신선하면서도 기존의 전통적인 시공프로세스보다도 더 복잡하고 노가다? 스러웠습니다. 물론 비용도 몇 배이상 들겠고요. 하지만 이런 프로세스를 통해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불가능 했던 형태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지요.
세션 강의에서도 언급되었었는데, 사실 건축분야가 다른 분야보다 발전 속도가 더딥니다. 특히 디지털 관련되어서는요. 그런 의미에서 이 세션을 발표한 건축설계사의 도전과 성과에 대해 매우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http://www.withworks.kr/
이 건축 연구소는 비 정형의 형태를 만들기 위해 조선, 자동차등 다른 분야에서의 공법 들을 연구하고 활용한다고 하네요.
건축과 관련된 또 하나의 세션은 ABIM건축연구소의 '김호중'소장님의 강연었습니다. 사실 이 분은 예전에 서울디자인재단에서 한 번 뵌 적이 있어서 끝나고 인사를 하고 싶었지만 많은 분들과 인사하시느라 마주치지는 못했습니다.
주제는 BIM의 구축 사업에 대한 발표였는데요, BIM에 대해서는 대충 듣기만 했는데, 강연을 듣고 공부 좀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IoT등 점점 정보가 우리 주변 모든 것에 침투해 가는 것을 알면서도 왜 건축, 환경에 대해서는 (나는)그런 깊은 생각을 못했을까하는 반성이 들었습니다. 당장 Revit이라도 배워야겠어요.
BIM은 전통적인 건축에서의 각 요소들(설비, 창호, 구조, 마감 등등)에 대해 쓰여진 건축 정보, 규격 등등의 정보를 부여하고 데이터화 시키는 것이라고나 할까요. 과거 집을 짓기 위해서는 CAD(2D-평면도)의 설계도면이 필요했는데, 이제 그 도면의 개념이 바뀌는 것이지요. 아무튼 드런 BIM 정보 집합체들을 국가에서 개방형 정보로 구축하는 사업 중에 있다고 합니다.
다른 분야에 비해 건축 이야기가 재밌는 것은 철학적인 관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김호중 대표님이 강연에서도 철학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제겐 흥미로웠어요.
이번 코리아 그래픽스 월드를 다녀와서 드는 생각은 공부를 많이해야겠습니다.
모든 걸 다 알 수는 없겠지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과 방법들이 너무나 오래된 것들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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