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부터 현대카드와 현대미술관의 콜라보로 매년 진행하고 있는 젊은 건축가프로그램. 수상작은 일정기간동안 현대 미술관 마당에 전시된다. 올해 2016년은 뭐랄까 개인저긴 생각으로는 예년의 작품들과 상반되는 이미지의 작품이 선정되었다. 그동안의 작픔들은 매우 가벼워 보이고(소재들도 가벼운 소재), 플렉서블한 개념의 작품들이 선정되었지만, 올해 2016년 수상작은 단단하며, 임시 구조물이지만 세월의 묵직
함을 보여주며, 건축이지만 현대 설치 미술의 성격을 함께 보여준다.
작가는 신스랩의 신형철이라는 작가 또는 건축가. 이번 작품의 조형언어는 폐 선박을 뒤집어 놓은 것. 선박의 일부이지만 머릿속에 그 일부로 대략의 원래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기에 규모의 압도감을 상상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그동안의 작품들중에서 가장 철학적이고 멋지며, 유의미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폐선박의 크기는 미술관의 조경요소 중 하나가 아닌 건축물과 대등한 에너지를 보여준다.
과연 도심 속 현대적 건축물과, 전통건축, 재생된 건축들 사이에서 선박이 어울릴것인가?
작가는 여러 사진들과 영상들을 보여주며 산업시대 이후 도시와 선박, 그리고 인간이 함께 있는 모습이 낮설은 모습이 아니었다고 '보지 못하는 눈'이라는 말로 설득한다. 더불어 선박에서 보이는 곡선을 닮은 건축물들과 오브제들이 이미 우리주변에 있음을 사례로 들어 설명한다.
뒤샹의 샘과 같이 오브제를 그냥 두는 것, 도시와 선박이 함께 하는 모습의 익숙함, 이미 우리 주변에 많이 있는 유선형의 건축들. 건축과 선박의 유사점들을 예를 들어 설득한다.
폐선박의 거친 세월의 흔적들을 그대로 둔채, 내부는 흰색으로 페인트 칠을 하여 건축물로서의 새로운 임무를 부여한다. 거기에 적절한 조경은 도심한복판의 선박이 방문자가 아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한다.
육중한 철재구조물이라고 해서 단단하거나 굳어 있는 것은 아니었다. 표피의 부식에서오는 세월의 흔적을 감상할 수 있으며, 미술관에 설치하면서 생기는 용접자국은, 용접기가 불꽃을 튀기는 것을 상상하게 하여 오히려 남성적인 역동성을 느끼게 한다.
내부에서 보이는 선박의 철재 구조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신선한 공간적 메타포를 느끼게 하고. 작가가 그것을 의도하였는 지는 모르지만 흰색으로 전부 칠함으로서 그 심상은 집중해서 느낄 수 있다.
재생의 미학, 공간의 새로운 경험, 그동안 없었던 도시 철학, 현대 미술의 건축적 해법. 다양한 이야기거리들을 한번에 보여준 작가에게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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