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흥미로운 기사를 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흥미롭게 보았나보다, 이미 여러 매체에서 기사화 되었더라.
기사제목은 '치매노인을 위한 독일의 가짜 버스 정류장'
스토리가 재미있다.
독일 뒤셀도르프 지역에 있는 한 노인 요양시설은 얼마전까지 알츠하이머 병을 겪고 있는 노인들 때문에 골머리를 썩고 있었다고 한다.
치매를 겪고 있는 이들 노인들이 이제는 없어진 옛 집과 죽은 가족들을 그리워한 나머지 종종 요양시설을 벗어나 나가 버리는 일이 생기는 것.
하지만 이들 노인들은 치매로 인해 곧 자신들이 왜 밖으로 나왔는지 잊어 버리고 길을 잃는다고 한다. 그러면 요양시설 직원들이 경찰을 불러 수색하기 일쑤.
이런 일이 잦아지자 요양시설 직원들은 아이디어를 냈다.
요양시설 근처에 가짜 버스정류장을 세우는 것. 물론 독일의 버스정류장과 모양을 똑같지만 실제로 버스가 정차하지는 않는 정류장이다.
밖으로 나가는 치매 노인들은 공통된 특징이 있었는데, 주로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특히, 독일의 버스 정류장의 상징적인 색상은 치매 후에도 잊혀지지 않기 때문에 버스 정류장은 잘 찾아 간다는 것이다.
요양시설이 세워둔 '가짜버스정류장'은 치매노인들을 너무나 잘 유인? 했다고 한다.
존재하지 않는 기억속의 집으로 돌아가려는 이 노인들은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버스가 올리는 만무.
일정 시간이 지나면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 노인들을 향해 시설 직원들은 다가가서 말을 건넨다고 한다.
"버스가 많이 늦네요. 저랑 같이 차 한잔 하실래요?"
그러면 노인들은 자신이 이 곳에 온 이유를 그사이 잊어버리고 시설 직원들을 따라간다고 한다.
이 가짜버스정류장 덕분에 실제로 길을 잃는 치매 노인들이 급격히 줄었고, 요양시설의 직원들과 경찰들의 수고가 훨씬 줄어들었다고 한다. 독일뿐 아니라 유럽의 다른 나라들도 이 가짜버스 정류장들이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참 기발하면서도 스마트하고 착한 아이디어가 아닌가 싶다.
버스정류장의 가장 핵심적인 기능인 버스가 정차하는 것을 빼버린 정류장. 그러나 '버스를 기다린다'라는 속성은 유지한채 또다른 큰 효과를 거둔 시설물.
이 사례는 사물과 기능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람들의 행태와 속성. 그것이 더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그럼에도 우리는 아직 기능을 최고로 만드려고 노력하고, 최고의 성능을 만들고서도 실패하며, 왜 그런지 이유를 다른 곳에서 찾고 있는 것이 아닐까.
서비스 디자인에서 '터치포인트'라는 것이 있다. 터치포인트는 이 바로 사람들의 습성을 찾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버스 정류장'이 터치포인트가 아니라 '노인들이 도발행동을 지체하게 하는 것'
그런데 그것을 찾는 것은 어렵다. 특히 혼자서의 머리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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