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과 집단성
스타일을 정의한 글들에서 보이는 공통적인 속성은,
내재적인 특성(정체성, 자아)이 외적인 특성을 통해 발현되는 독특한 특징이나 개성을 의미하면서 집단적인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개성과 집단적인 성질을 동시에 갖는다는 것은 가치관, 성향, 취향 등의 개인적인 성질이 기호와 상징 등의 방법을 통해 타인들이 공감 및 이해, 소통할 수 있어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타인에 의해 이미 만들어진 기호와 표현 방법들을 ‘나’에게 적용해서 나의 정체성을 표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호와 상징
스타일은 단지 외형적인 표현 방법이나 비주얼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서술했듯이 개인의 성향과 취향을 반영된 정체성이 함께 동반된다. 이는 예술적인 감각, 창의성, 집중력 등 시각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내면적인 특성이다. 이러한 내면적인 특성은 개인이 직접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며, 다른 사람들과 구분될 수 있는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내면적인 특성은 기호, 상징으로 외면으로 표현된다. 그런데 외면으로 표출되는 기호와 상징은 독창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다. 경우에 따라서는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기호와 상징을 통해 표현되는 경우도 있다. 현대 미술가 제프쿤스(Jeff Koons)는 기존 예술의 패러디와 복제를 통해 본인만의 스타일을 만들었으며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만들었다.
패션을 통한 스타일은 개인이 입는 옷, 액세서리, 헤어스타일, 메이크업 등을 통해 나타나는데 이러한 것들도 이미 만들어진 상징들을 통해 개인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타인과의 소통을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기술 복제 시대와 스타일
스타일이 복제된 기호, 상징으로 표현된다는 점에서는 장보드리야르가 이야기한 시뮬라크르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 현재의 사람들은 복제된 기호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가치관을 나타내는데, 발터벤야민이 주장하는 기술복제시대에서의 복제품은 누구나 소유할 수 있지만 원본성이 사라지면서 전시적인 기능, 즉 표현 수단으로서 세계에 작동한다.
기술 복제 시대에서는 예술 작품의 복제가 쉬워졌기 때문에, 원본 작품보다도 복제본의 수요가 높아지게 된다. 이런 복제본은 기호와 상징의 역할을 하고 이러한 과정에서 원본성의 가치를 유지하고자, 스타일이 작품(제품)의 인식과 가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원본성이 사라진 시대에서 독창적인 스타일은 작품의 원본과 복제본을 구분하고, 작품의 가치를 유지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디자이너와 스타일
산업혁명과 함께 기술복제시대가 열리면서 예술 작품의 원본성이 희미해지고, 디자인의 개념이 정립되면서 형태가 기능을 좇아가는 흐름이 생겼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또는 작품(제품)의 원본성을 소유하기 위해 다양한 스타일을 만들어내고 활용했다.
디자이너에게 스타일의 의의는
기호와 상징을 통해 자신의 원본성을 대중들에게 표출하는 것으로 디자이너 자신만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만드는 것과, 대중들(소비자, 클라이언트)의 내면적인 요구를 스타일이라는 현상으로 파악하여 그들의 정체성을 표현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디자이너에 있어 스타일은 개인의 독창성일 수도 있고, 조직의 정체성일 수도 있다. 또는 여러 스타일들을 찾아내고 활용하는 전문가일 수도 있다.
하지만 글의 서두에서 서술했듯이 디자이너는 서로 다른 사람들에게 구구절절 함의를 설명하지 않아도, 시각적 이미지로서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스타일을 다룬다는 것은 공통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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