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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s in Uncanny Valley_ 미학적 관점에서 Uncanny valley속 로봇의 이해

모리 마사히로가 주장한 Uncanny Valley(불쾌한 골짜기)이론은 인간을 모티브로한 로봇이나 CG가 점차 인간의 형상을 닮아 갈수록 사람들이 호감을 느끼는 정도가 올라가나, 닮은 정도가 일정한 지경에 이르면 오히려 호감도가 급격히 감소하는 구간이 있다는 이론이다.  이론에서 이야기하는 ‘인간의 닮음의 정도’는 구체적으로 정량화 된 것이 아닐 뿐 아니라,  이 이론이 참이냐 거짓이냐는 여러 실험을 통해 논란이 되어왔다.

그러나 분명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특정한 로봇이나 CG를 관찰했을 때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사례는 존재하므로 이 이론은 수십년 간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으며 특히 기술이 발전될수록 이 이론에 대해 언급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반면 Uncanny라는 이론은 현대 기술의 발전과는 상관없이 과거로부터 여러 학자들에 의해 논의되어온 개념인데 특히 정신분석학과 철학에서 논의되어졌으며, 이것은 현대미술에서 궤를 같이하여 초현실주의 미술과 시대를 같이 하였다.

이 문서에서는 정신분석학과 초현실주의에서 이야기하는 Uncanny의 특성을 살펴보고 통상적으로 Uncanny Valley에 속한 로봇들이 가지는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01_1 불쾌한 골짜기

<Mori Masahiro, Uncanny valley graph>

사람들이 로봇을 비롯한 대상들에 대해 느끼는 호감도의 변화를 설명한 그래프.

1970년 일본의 모리 마사히로가 제시하였다.

이 그래프에서 로봇이 인간의 모습과 비슷해질수록 사람들이 느끼는 호감도가 증가하다가 유사성이 일정 수준이 되면 호감도가 급격히 감소하여 불쾌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구간이 나타나는데, 이 구간을 Uncanny Valley (불쾌한 골짜기, 不気味: bukimi no tani)라고 한다.

현재는 로봇 외에 기술 수준이 증가함에 따라 3D CG 애니메이션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Mori masahiro 일본의 로봇공학자. Uncanny valley 이론 제창

 

01_2 Valley극복하려는 노력 : 최대한 인간과 닮은 로봇을 만들려는 로봇개발자

공산품으로서 로봇이 사람들에게 불쾌한 이미지를 준다는 것은 좋은 일은 아니다.

그래서 많은 로봇 개발자들은 Uncanny valley를 해결하고자 많은 노력을 했는데 그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이다. 기술의 발전 및  수많으 시행착오를 통한 Valley를 극복하자는 것과 Valley에 빠지기 직전 최대한의 호감도를 갖는 지점에서 로봇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이들 각각의 방법의 사례로서 일본 오사카대학 지능형 로봇 연구소장인 Hiroshi Ishiguro  인간과 같은 외모는 로봇에게 강한 존재감을 준다. 라고 말하며 인간을 닮은 로봇 제작에 수없이 많은 도전을 하고 있다.

반면 Tatsuya Matsui 플라워로보틱스 대표는 로봇 공학은 마음의 꽃이다."라고 말하며 인간을 닮은 로봇이 아닌 꽃을 닮은 로봇을 표방하며 Uncanny Valley에 빠지지 않으려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Hiroshi Ishiguro 일본 오사카 대학 공학 대학원 시스템 혁신학과의 지능형 로봇 연구소의 소장

 

Tatsuya Matsui 플라워 로보틱스 주식회사 대표

 

 

02_1 ‘불쾌한 감정이란 무엇인가? Uncanny 사전적 의미

“Uncanny” 한국어로 번역할 때 불쾌한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영문 Wikipedia에서는 “Uncanny”에 대해

the psychological experience of something as not simply mysterious, but creepy, often in a strangely familiar way. It may describe incidents where a familiar thing or event is encountered in an unsettling, eerie, or taboo context라고 기술한다.

또다른 사전에서는 초인간(초자연)적인 능력이나 속성을 연상하게 하며, 그 어떤 불가사의한, 신비롭고(mysterious), 괴이하며 오싹하게 하는(frightening), 으스스하며 기분 나쁜(uncomfortable, strange) 느낌을 주는 것 이라고 설명한다.

("uncanny." The Si-sa-young-o-sa/ Random House Unabridged English-Korean Dictionary. Si-sa-young-o-sa. 1999 ed.)

, Uncanny는 기분의 상태라기 보다는 정신적인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도 없는 집을 홀로 거닐 때 문득 지하실의 어느 문설주에 이르면 뒤에서 왠지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 그리고 곧 어깨를 낚아챌 것 같은 예감, 그래서 뒤돌아보면 아무도 없었던 경험, 또는 어떤 장소에 이르러 어딘가 모르게 이미 한 번 와 본 적 있는 듯한 묘한 느낌.

 

 

02_2 Uncanny의 역사

Uncanny는 최초로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셸링(Friedrich Schelling)에 의해 언급되었다.

그는 숨김/드러남을 강조하여 언캐니는 마땅히 비밀로 숨겨져 있어야 할 것이 드러나게 된 것이라 정의 하였다.

 

프리드리히&nbsp; 셸링 (Friedrich Schelling)

 

독일의 정신의학자 에른스트 옌츠(Ernst Jentsch, 1867 - 1916)언캐니에 있어서의 지적 불확실성(uncertainty)과 결정 불가능성(undecidability)의 경험을 강조하면서, 멀리서 바라볼 때의 (자동)인형들이 종종 그렇듯이 어떤 대상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결정 불가능한 상태에서 언캐니 효과가 일어난다고 하였다. (유명자, 언캐니(Uncanny)-메커니즘과 이창래의 떠오름 (Aloft),영어영문학연구 제40권 제3, 2018)

에른스트 &nbsp; 옌츠 (Ernst Jentsch)

 

 

02_3 프로이트의 Uncanny

지그문트 프로이드(S. Freud, 1856-1939)는 Uncanny를 친숙함이 심리적인 공포를 유발하는 가장 큰 요소라고 설명하였다.

언캐니는 캐니에 종속된 것이라고 주장하였는데, 다시말해  언캐니는 원래 친숙한 것이었는데 억압되었다가 다시 나타나기 때문에 낯설고 두려운 것으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낯익은 이성과 명료한 의식 밑에 억압된 무의식이 있고 이 억압된 것은 틈틈이 귀환한다는 프로이트의 핵심사상을 다시 되풀이 한 것이다.

사회로부터 금기된 쾌감의 욕망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의식 밑에 억압되어 있다가 틈틈이 귀환하는 것, 이런 무의식에 대한 발견 혹은 주장은 인간의 본능에 내재된 강박적인 반복충동(Compulsion torepeat) 연결되어 프로이트 미학의 근간을 이루는 것이다.

지그문트 프로이트&nbsp;S. Fre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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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_0 Uncanny 와 초현실주의 미학

프로이트의 언캐니 개념은 초현실주의와 같은 시대에 태어나 동일한 관심사를 갖는다.

초현실주의는 통합된 정체성, 미적 규범, 사회질서 등을 파괴시키면서 인간의 내면에 회귀하는 사건을 묘사한다. 초현실주의의 주요 개념들인 경이, 발작적 아름다움, 객관적 우연 등은 반복 강박과 죽음 충동의 억압된 심리적 메커니즘 속에서 이해될 수 있다

미술평론가 할 포스터(Hal Foster)는 프로이트의 언캐니와 초현실주의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초현실주의에 나타난 언캐니 현상을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첫째, 실재와 상상을 구분하지 않는다.

둘째, 생명이 있는 것과 없는 것 사이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드는 것이다. 밀랍 인물상, 인형, 마네킹, 자동인형 등 초현실주의 이미지 레퍼토리에서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들은 모두 이 모호함을 보여 준다.

셋째, 기호가 지시 대상의 지위를 빼앗는 것, 또는 심리적 실재가 물리적 실재의 자리를 빼앗는 것이다.

마르셀 뒤샹, 1,200개의 석탄자루(1,200 Bags of Coal), 1938
살바도르 달리, 비 오는 택시(Rainy Taxi), 1938

 

03_1 경이, 발작적 아름다움_The marvelous

한편, 초현실주의 미술 작품에서는 공통된 특성이 나타나는데 크게 경이’, ‘병적 불안‘, ‘환상과 착란, 왜곡이다/

초현실주의의 아름다움은 억압된 것의 회귀, 반복 강박의 성질을 띠고 있기 때문에 발작적이며 강박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기쁨과 두려움, 매혹과 혐오, 죽음과 욕망 등 canny와 uncanny가 뒤섞이고 얽혀 부정적 쾌락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로틱과 트라우마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독일 작가 한스 벨메르(Hans Bellmer)의 작품에서는 우리의 무의식에 깔린 사디즘과 마조히즘, 욕망, 통합, 죽음 등의 개념이 복잡하게 엉키면서 발작적 아름다움(convulsive beauty)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벨메르는신체란 문장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우리는 신체를 재배열하려는 유혹느낀다”라는 말을 하였다. 그는 글자를 재배열하여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내듯이 신체를 재배열하여 실질적인 기능으로부터 단절된 새로운 신체의 의미를 발견하려는 것이다.

 

사진출처 :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418beatles&logNo=20203150194

 

03_2 병적 불안_Trauma

1924년 ‘초현실주의 선언(Manifeste du surrealisme)’을 발표한 안드레 브르통(André Breton)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젊은 의학도로서 육군병원 정신과 및 신경과에 근무하면서 프로이트의 저서를 애독하게 되었다. 브르통은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던 군인들이 심각한 트라우마(외상성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는 것을 보았다.

프로이트에 의하면 퇴역한 군인들이 전쟁 꿈에 시달리는 이유는 뒤늦게나마 전쟁의 충격에서 자신을 지켜 줄 ‘보호용 불안’을 만들어 내고자 노력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렇듯 초현실주의는 트라우마, 히스테리아, 성 도착과 같은 병적 불안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면에서 초현실주의 예술은 트라우마에 해당되는 사건들을 반복해 가면서 극복해 보려는 시도였다고 할 수 있다. 

한편, 프로이트는 여성들의 일관성 없고 이해하기 힘든 질병인 히스테리아는 반복적 성폭력, 학대, 근친상간 등 아동기에 경험한 트라우마 사건들과 연관된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브르통은 히스테리아를 최고의 표현 수단으로 여기고 발작적 아름다움의 이상을 선포하였다.

프리다칼로, 부러진 기둥,1944

 

03_3 환상과 착란, 왜곡_Depaysement

초현실주의는 이성의 지배를 받지 않는 환상의 세계를 중요시하며 비현실적이고 상상적인 공간을 나타냈다.

이러한 표현은 이성과 합리의 반대 세계인 무의식에 관심을 갖고 상상력을 동원하여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이미지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강한 욕구, 콤플렉스 등 무의식의 심리로 현실을 왜곡하기도 하며 실제와 비실제, 합리와 비합리의 전혀 상반된 세계를 보다 높은 차원에서 통합하려는 것이다.

 초현실주의의 데페이즈망(Depaysement)은 어떤 대상을 일상적 환경에서 절연하여 이질적 환경으로 옮겨 놓는 것으로 그 대상이 갖고 있는 본래의 실용적 성격을 배제하고 물체끼리 기이한 만남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상황에서 만난 대상은 낯익은, 그러나 낯선 생경한 충격으로 보는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04_1 ? 어떤 로봇은 Uncanny Valley에 빠지는가?

앞서 살펴본 Uncanny에 대한 이론을 보면 uncanny valley에 빠진 로봇들이 드러내는 Uncanny 이미지는 로봇들이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닌, 이미지를 받아들이는 우리(사람)의 무의식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초현실주의 작품들은 그런 무의식의 이미지들을 의도적으로 재현시키고 uncanny 이미지에서 미적인 발견을 목적으로 한다. 

물론, 로봇에서 uncanny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초현실주의 미술작품과 같이 인간의 무의식을 의도적으로 표현한 것 이라기 보다는 부족한 기술력 및 표현의 한계라고 보는 점이 더 타당하다.

하지만, 왜 유독 특정 구간에서 우리가 이런 경험을 하는지 의문점이 생긴다.

모리 마사히로가 제시한 그래프는 산업용 로봇부터 인간까지 연속적인 그래프이다. 그런데 Uncanny valley현상은 인간이 되기 직전의 단계 또는 구간에서 등장한다.

 

 

04_2 () Uncanny valley 그래프에서 본 로봇의 탈 원본화

고려할 점은,

모리 마사히로가 제시한 그래프는 산업용 로봇부터 인간까지 연속적인 그래프라고 해서 이것이 로봇의 진화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일본의 로봇 공학자 Hiroshi Ishiguro는 끊임없이 인간과 닮은 로봇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며, 반면 Tatsuya MatsuiUncanny valley에 빠지지 않기 위해 디자인했다.

그런데 모리 마사히로의 그래프를 좌우로 반전시키면 로봇이 인간을 닮아가는 그래프가 아닌 인간의 형상으로부터 멀어져 갈 수록 변화하는 그래프처럼 보인다.

현대 미학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발터 벤야민의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에서 현대 기술복제시대의 복제품은 원본에서 분리되면서 원본성을 잃어버리는 대신(탈아우라), 재매개화된다. . 장 보드리야르에 의하면 복제품은 시물라크르가 되는 시물라시옹 과정을 겪게 되면서 또 하나의 원본이 된다. 

 

 

04_3 인간의 복제품으로서의 휴머노이드. 새로운 원본성을 갖는 로봇

인간을 닮은 로봇(휴머노이드)은 산업용로봇이 진화한 것이 아닌(공학기술의 발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원본)을 모사하는 복제품이다.   

휴머노이드는 인간의 복제품으로서 인간을 모사하는 과정에서 원본성을 잃어버린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원본성을 잃어버리는 대신 Uncanny 이미지를 발현하는데 우리가 로봇을 보고 Uncanny 경험을 하는 것은 초현실주의에서 볼 수 있는 속성, ‘경이’, ‘트라우마’, ‘데페이즈망이 발현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인간의 형상에서 멀어지면 초현실주의 속성이 사라지면서 받아들이는 우리도 더 이상 Uncanny 경험을 하지 않게 되는데, 그 단계에서는 더 이상 인간의 복제품이 아닌 그 자체로 시뮬라크르가 되어 새로운 원본성을 갖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는 호감 있는 로봇에 대해 또다른 복제품을 만들거나 재매개화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따라서 Uncanny Valley에 빠진 로봇은, 특히 인간을 모방한 휴머노이드 로봇은 기술복제시대의 복제품 중 하나이며, 기술복제품의 특징처럼 인간으로서의 원본성을 잃어버리면서 무의식에 억제되어 있는 것들을 발현하게 함으로써 우리가 uncanny 경험을 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을 닮지 않은 로봇일 수록 그 자체로 또다른 원본성을 갖게 되며 무의식은 억제되고 호감을 갖게 된다.

 

 

“로봇은 인간을 닮아갈수록 인간 무의식을 반영하는 기술복제 예술이다.“

 

 

 

<참고>

진경아, 매체 미학과 영상 이미지, 2014, 커뮤니케이션북스

유명자, 언캐니(Uncanny)-메커니즘과 이창래의 떠오름 (Aloft),영어영문학연구 제40권 제3, 2018

권택영, 프로이트의 성과 권력,1998, 문예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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