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회수시설이란...자원회수시설은 폐기물을 850℃ 이상 1100℃의 고온으로 연소하는 과정에서 생산되는 폐열(400℃ 이상)을 이용하여 전기를 생산한 후 120℃ 정도로 낮아진 고압증기는 자원회수시설 주변의 지역난방으로 공급함으로써 대체에너지로 활용하여 깨끗하고 쾌적한 생활환경을 조성하는 등 우리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시설입니다.
자원회수시설은 쓰레기 반입, 쓰레기 소각, 폐열보일러, 열공급,.... http://rrf.seoul.go.kr/)
2009년도, 오세훈 전 서울 시장이 '디자인 서울'을 무기로 시정 활동을 하면서 여러 디자인 사업을 했었는데, 그때 즈음 작업했던 프로젝트이다.
이게 뭐냐면 생활쓰레기를 소각해서 그 열로 발전기를 돌려서 그 일대 지역에 난방열을 공급하는 건데, '소각장'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지역난방'이라는 말을 들어봤을텐데, 그 지역난방이 이루어지는 시설이다. 서울에 몇군데가 있고, 모두 서울시가 시설을 관리하고 지역난방공사가 운영한다.
당연히 관리주체인 서울시로부터 용역을 받아 기본계획까지만 완료하는 프로젝트였다.
양천자원회수시설은 서울시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었다. 그리고 더 유니크 했던 것은 이런 (혐오)시설이 서울시에서 땅 값 비싼 동네 중 하나라는 목동 아파트 단지 내에 있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땅값 비싼 동네라서 님비현상이 심하다고 말하고자 하는 건 아니다.)실제 이 시설과 아파트 중 어느 한 동은 몇 미터사이의 간격이 있었다. 그런데 엄밀히 말하면 아파트 단지 내에 이 시설이 생긴 건 아니다. 자원회수시설이 생긴 뒤에 아파트가 세워진 것이었다.
그 당시는 이렇게 생겼었다.
다른 동네 자원회수시설에 비해 매우 낡고 허름했던건 사실이다. 뭐 겉모습만 바꿔서 근본적으로 변화가 있겠냐만은... 그래도 아직 수명이 안됐을 뿐더러, 그 넓은 목동 주거 단지 열난방을 책임지고 있었으니깐... 나름 의미있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겠다.
당시엔 아직 나도 햇병아리라서(물론 지금도.)모처럼의 장기 프로젝트에 엄청 열심히 했었는데, 대략 60여개의 디자인 안을 뽑아냈던걸로 기억한다.
과정중에 디자인에 대해 주민들의 의견을 물어보는 주민설명회를 해야했다. 설명회 자료를 만드는데 밤을 지샜는데, 사실 공무원들 앞에서 보다도 주민들 한테 더 잘보이고 싶은 속마음이 있었다.
당일, 사수, 담당 공무원들, 주민 대표들이 모이긴 모였건만.. 결국 열심히 만든 자료는 보여주지 못했다.
거기에 모인 주민들은 일단 시작하는 첫 마디가,
"우린 이 쓰레기장이 없어지는 것만 원한다. 그 외엔 어떤 의견도 없다."
헐... 그리곤 담당 공무원에 의해 설명회는 그렇게 끝나버렸다.
여러 생각이 교차했었다.
자료 만드느라 밤샌 것도 서러웠고, 당신들은 이것 때문에 에너지 혜택도 받으면서 이기적이지 않나 이런 생각도 들고..아니 이 시설보다 자기들이 나중에 들어왔으면서 박힌 돌을 빼내겠다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들더라.
아무튼 그런 덕택으로 실무자들끼리 디자인 3가지안으로 정리하여 마무리되는 걸로 이 프로젝트가 마무리 되었는데, 한 편으로 주민들 의견이 없이 마무리 된게 약간은 씁쓸하더라. 동시에 같이 진행되던 다른 동네 자원회수시설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는 소문을 들어서..
<Design 1- ECO>
<Design 2- FUTURE>
<Design 3- BRILLIANT>
그렇게 보고서를 여차저차 만들고 몇년 후 이 곳을 우연히 지나게 되었는데 내가 디자인 한 3가지 중에 하나가 적용되어 바뀌어 있더라. 내가 디자인 의도대로 시공이 되지 않아 약간은 실망하기도 했지만,(기본설계와 실시설계의 괴리감. 이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한번 써야 겠다. ) 결국엔 이렇게 될 것을, 우리 동네 커다란 건물에 관심좀 가져주지 그러나 싶다.
하지만 지금 이 굴뚝 건물 밑에 눈에 띄는 현수막이 걸려 있더라.
'자원회수시설 근처에 양로시설이 웬말이냐.' 라는 내용의..
눈치 빠른 사람은 알아차렸겠지만, 속마음은
'우리집 근처에 양로시설이 웬말이냐.' 겠지.
지금도 환경디자인에 관련된 일을 하다보면 비슷한 경험을 종종하게 된다.
인식의 변화는 그리 쉽게 변하지 않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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